엽산은 세포 형성과 성장에 중요한 비타민이에요. DNA 합성과 복구, 적혈구 형성, 아미노산 대사에 필수적인 조효소이자 태아의 신경관 결손기형 예방에 꼭 필요하죠. 비타민 분류로는 비타민B9 이지만, '엽산'으로 더 많이 불러요.
엽산은 적혈구 생성을 도와 빈혈을 예방해요. 빈혈은 전신으로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피로나 가슴 두근거림, 두통, 집중력 저하, 예민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요. 또한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혈액 중의 호모시스테인 축적을 막아요. 호모시스테인은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 메티오닌의 체내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중간물질' 이에요. 비타민B6의 도움으로 시스테인으로 전환되거나 엽산 및 비타민B12의 도움으로 다시 메티오닌으로 전환되며 적정 수치를 유지해요.
하지만 엽산 결핍으로 혈액의 호모시스테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혈관 세포를 손상시키는 독성 물질로 작용해요. 그럼 혈소판 응집이 자극되며 혈전 생성 증가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여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40세 이상 농촌지역 거주자 2만 1천명을 대상으로 12년 간 추적 관찰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자료 분석 결과를 보면, 혈중 엽산 수치가 낮고 호모시스테인이 높은 한국인은 질병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특히, 혈중 엽산 농도가 낮은 남자는 전체 사망과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높았고, 낮은 혈중 엽산 농도와 호모시스테인 수치 증가가 함께 나타난 남성은 둘 다 정상 범위인 그룹에 비해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2.1배, 암 사망 위험은 1.4배 높았어요. 그래서 혈관 건강 영양제에는 호모시스테인 수치 정상화에 필요한 엽산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엽산은 시금치, 케일 등 녹색잎채소나 감귤류와 바나나 같은 과일, 콩과 식물이나 엽산강화 시리얼 등 다양한 식품에 들어있어요. 그럼에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은 엽산을 권장섭취량 대비 평균 78%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나요. 성별로 보면 남성은 권장섭취량의 86%, 여성은 70%의 엽산을 섭취하기 때문에, 엽산 결핍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가임기 여성은 보충제로서 400~600ug 정도의 엽산을 보충하는 것을 권해요. 특히, 임신 준비 중이라면 여성은 태반 형성을 돕고 임신 초기(12주) 태아의 신경관 결손 예방을 위해, 남성은 정자 질 향상을 위해서 부부가 함께 엽산 섭취하는 것을 추천해요.
최근에 활성형 엽산도 많이 활용돼요. 음식 또는 보충제로 섭취한 엽산은 체내에서 활성형인 5-메틸테트라히드로엽산(5-MTHF)로 전환되어야 엽산의 생리적 기능에 참여해요. 활성형 엽산으로 바뀌려면 반드시 디히드로엽산환원효소(MTHFR)이 필요한데, 유전적으로 이 효소의 활성이 저하되어 있다면 일반 엽산 보충제를 먹어도 원하는 만큼 효과를 보지 못해요. 이럴 땐 일반 엽산보다 활성형 엽산을 선택하는 게 좋지만,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으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우울증 등 특정 질환 치료 목적이나 임신 준비기 등 엽산의 역할이 중요할 땐 이런 가능성을 고려해 활성형 엽산을 추천하고, 보통 장기간 건강 관리 목적이라면 일반 엽산을 활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