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감기와 비염의 초기 증상은 비슷해요. 하지만, 두 질환은 원인이 다른 만큼 사용하는 약도 달라요. 그래서 두 질환의 차이점을 정확히 구분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게 필요해요.
비염은 크게 감염성 비염과 비감염성 비염으로 구분해요. 감염성 비염은 보통 코감기라고 부르는 급성 비염을 말해요. 비염의 정의를 보면,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증 및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는 코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의미해요. 그래서 평소 비염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비염이 있네요'라는 말을 듣고 당황한 적이 있다면, '급성 비염'을 말하는 거였구나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급성 비염은 감기와 같이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코 안의 점막에 발생한 염증으로, 감염이 회복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지나야 증상이 나아져요.
비감염성 비염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혈관 운동성 비염을 말해요. 일반적으로 비염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비감염성 비염을 말해요. 코감기는 코 증상을 시작으로 일반 감기처럼 몸살, 두통, 기침, 가래 등이 동반되지만, 일반 비염은 그렇지 않아요. 알레르기성 비염은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 가려움을 주로 호소하고, 혈관 운동성 비염은 코막힘과 콧물이 심하게 나타나요. 코막힘이 심할 땐 머리가 무겁거나 졸린 느낌도 있는데, 몸살이나 기침 등 일반 감기 증상이 나타나진 않아요.
코감기와 일반 비염은 원인이 다른 만큼 약도 다르게 사용해요. 코 관련 증상을 가라앉히는 항히스타민제는 공통으로 사용하지만, 약을 먹고 난 후 반응이 달라요. 만일, 단순 비염이라면 세티리진이나 펙소페나딘 등 항히스타민제 1알만 먹어도 증상이 나아져요. 하지만 코감기는 두통이나 몸살이 나타나는 만큼 해열진통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해요. 코감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코막힘이나 가래도 생기기 때문에 코막힘약과 기침약도 함께 들어있는 걸 선택하는 게 더 좋아요.
항히스타민제로 관리되는 일반 비염이라면 약 복용 후 1시간 내로 증상이 나아져요. 만일, 항히스타민제 복용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축농증이나 감기 등 다른 질환일 수 있어 약을 다시 선택하는 게 필요해요. 비염과 함께 눈의 가려움도 나타났다면 안약도 추가할 수 있어요. 알러지성 결막염에 사용하는 케토티펜 성분 점안액이나 알러지 물질을 씻어내는 인공눈물을 함께 활용할 수 있어요.
코막힘이 심한 혈관 운동성 비염이라면 항히스타민제만 먹어서는 특별한 효과가 없어요. 이럴 땐 코막힘을 완화하는 약이 섞인 것을 복용하거나 코에 직접 뿌려서 코막힘을 완화하는 스프레이를 활용할 수 있어요. 코 스프레이는 주로 코막힘으로 잠자는 게 힘들거나 낮에 업무 중에 말하는 데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많이 찾아요.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자율신경이 망가져 더 이상 코안의 혈관이 약에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코막힘이 전보다 더 심해지는 반동성 비염이 발생해요. 따라서 코에 뿌리는 약을 3일 이상 사용해도 호전이 없으면 사용을 중단하고, 7일 이상 사용하지 않아요 해요. 만일, 1주일 이상 사용해야 할 정도로 심하다면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법을 다시 찾아야 해요.
건강한 비염 관리를 위해서는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제대로 선택하는 게 중요해요. 만일, 증상이 길어지면 전문가와 상의 후 치료법을 다시 찾는 것을 권할게요.